국제유가가 지난 15일 기준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설마 했던 두바이유 상승세가 꺾이지 않은 채 결국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국내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마저 고공비행을 하는 통에 적신호가 켜진 항공업계가 사실상 비상 경영에 들어갔다.

총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대인 항공업계는 유가 급등에 원화가치 급락이라는 이중고에 허리띠를 졸라매며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국적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이 막대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손실이 220억원에 달하고, 아시아나항공은 15억원 가량이라고 한다.

연초 대한항공은 사업계획을 마련할 당시 유가를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를 기준으로 배럴당 평균 83달러로 잡았었다. 하지만 유가는 연초 보다 33%가량 급등하며 110달러대까지 점령했다.

원화가치가 급락하면서 항공사의 환차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항공기 리스나 항공유 수입을 하며 원화를 달러로 바꿔 결제하는데 원화 급락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이 연초 달러당 평균 920원으로 삼았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말 1000원대에 육박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연평균 유가를 배럴당 85달러, 환율 910원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역시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헛물을 켜고 말았다.

이미 노조와 올해 임금 동결에 합의한 대한항공 관계자는 “장사를 아무리 잘해도 원화가치 하락과 유가 상승에는 이길 방법이 없다”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연간 약 300억원, 환율이 달러당 10원 오를 때마다 170억원 가량 비용이 더 든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항공유 구입에 1조원을 쓴 아시아나항공 역시 유가와 환율이 현재처럼 고공행진을 이어갈 경우 항공기 운항 횟수를 줄이거나 적자 노선 철수 같은 자구책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외환위기 때 유럽노선을 철수했고, 9.11테러 직후 운항 횟수를 줄인 적이 있다.

김훈기기자 bo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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