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입차 리콜이 늘면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국산차 리콜 대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에 비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5%를 점유하고 있는 수입차는 외려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가 집계한 자동차 리콜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리콜 대수는 이륜차를 포함해 모두 1만4561대로 2006년의 9295대보다 56.7%나 늘었다. 반면, 국산차는 이륜차를 포함해 지난해 4만1751대로 2006년의 13만3907대보다 68.8%나 줄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수입차 업계는 안전에 직접적 영향이 없는 부분까지 소비자를 위해 리콜을 하기 때문에 리콜이 늘어난 것이라고 주장한다.

◇수입차 “소비자 권익보호”vs 국산차 “기술력 향상”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해외 자동차 선진국은 외려 리콜이 느는 추세다.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무조건 리콜이 많다고 나쁘고, 적다고 해서 좋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리콜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브랜드 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소비자 권익보호 측면에서는 (리콜이) 좋은 일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산차 업계는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내 자동차 회사 관계자는 “리콜이 줄어든 것은 기술력 향상으로 오작동을 줄이고, 리콜사유가 발생 했을 때 신속하게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해 적극 대처했기 때문이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리콜은 기준이 있다.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면 안할 수 없다. 신차가 나오면 초기에 문제없도록 품질 강화 노력을 한다. 수출품도 마찬가지다. 품질 강조하다보니 리콜이 줄어든 것이다. 리콜이 적게 발생한 것은 품질경영에 매진한 결과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해 수입차(오토바이 제외) 리콜 현황을 보면, 혼다가 5531대로 제일 많은 리콜 건수를 기록했다. 뒤이어 크라이슬러 1500대, 폴크스바겐 1223대, 포드(링컨 포함) 1222대, 렉서스 769대, 닛산 595대, 아우디 576대, 볼보 342대, 메르세데스벤츠 325대, BMW 217대, 캐딜락 42대 순이다.

반면, 수입차의 리콜 차량 시정률은 오토바이를 제하고 불과 52.1%에 그쳤다. 나머지 47.9%인 6572대는 언제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도로위의 달리는 시한폭탄인 셈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스스로 100% 소비자 만족을 위해 안전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리콜이 많은 것이 소비자를 위한다는 생각은 안일한 처신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입차가 국내 시장 점유율 5%에 접어든 만큼, 위상에 걸맞은 제품 을 출시해야 한다. 위상과 비싼 가격에 걸맞은 제품을 출시하는 게 우선이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리콜이 모두 나쁜 것 많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우리는 리콜을 하면 차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외국은 적극적인 리콜을 하는 회사의 제품을 믿고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며 “수입차 모델이 280개가 넘는 등 국내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리콜이 많아지는 그런 상관관계는 있겠지만, 자발적 리콜은 소비자 권익보호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투명하게 솔선수범하는 곳이 욕을 먹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도 외국처럼 인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입차, 리콜 이유 다양 “화재, 브레이크 먹통, 급정거”

국토해양부의 리콜 통계자료에 따르면, 포드 이스케이프 3.0L과 2.0L은 지난해 6월 ABS 오작동하고 경고등이 꺼지며 모듈 과열로 화재 가능성이 있어 781대가 리콜 됐다.

지난해 11월 크라이슬러 짚랭글러 JK72.JK74, 닷지니트로 KA, 짚커맨더 XH, 짚그랜드체로키 WH, 짚그랜드체로키 WK 등 1033대는 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 오류로 오르막에서 브레이크 오작동으로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 리콜 했다.

지난해 수입차 리콜 1위를 기록한 혼다의 경우 아예 차가 주행 중 서버리는 위험성 때문에 리콜 되기도 했다. 어코드(ACCORD) CM5, CM6 등 4261대는 지난해 3월 거파워 오일이 흘러 조정이 안 되는 결함과 연료펌프 전원이 차단돼 운행 중 정지할 수 있는 결함으로 리콜 했다.

이밖에 혼다의 시빅 FD1.FD2.FD3도 같은 시기 브레이크등 점등이 안되고, 변속레버가 특정 모드에서 잠겨버리는 결함으로 328대가 리콜 됐다. 레전드 942대는 파워스티어링 호스가 엔진 열에 의해 굳어져 오일이 흘러 화재 위험성이 있어 리콜 됐다.

반면, 국산차의 경우 아직도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몇몇 차량을 제하고 대부분 시정률은 80%대를 기록하고 있다. 국산차의 지정 수리업체가 전국에 산재해 있어 수리가 용이한 점이 있지만, 시장점유율로만 보면 수입차의 시정 노력이 아직 미진함을 알 수 있다.

지난해 국산차리콜 대상은 현대차 6286대, 기아차 7955대, GM대우 2만4698대, 쌍용차 1914대, 르노삼성 898대였다. 이중 지엠대우 라세티(46.7)%와 르노삼성 SM3(59.9%)를 빼고는 80% 이상 시정률을 기록했다.

◇수입차 안전에는 이상 없나?

수입차들의 잇단 리콜에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은 소비자들이다. 수입차 점유율이 5%에 이를 만큼 다양한 수입차들이 국내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마음 놓고 타도되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문제가 없다면 리콜 할 필요가 없다. 고객 입장에서는 리콜을 많이 하면 안전에 이상이 있다고 느끼는 게 당연하다. 예전과 달리 많이 바뀌었지만 리콜이 많은 차량은 그만큼 문제도 많다. 안전에 문제 있다면 당연히 리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리콜이 안전에 이상이 있다는 말이냐는 질문에 “양면성이 있다. 리콜이 적으면 안전성이 있다는 것이고, 리콜 한다는 것은 문제 발생에 신속 하게 대응해 소비자 보호에 나선다는 면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전문가들의 견해는 리콜을 바라보는 온도차에 따라 안전하다고 볼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볼 수조 있다는 것이다. 인식의 차이겠지만, 어느 하나에 무게를 두고 보기에는 경중의 차이가 있어서 명확하게 선을 긋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경우 정 반대의 입장이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김창욱(33세)씨는 “리콜이 많을 경우 소비자는 차량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느끼게 된다. 문제점을 안고 시판한 다음에 차량에 문제가 있어서 수리가 들어오는 것을 고쳐주다 결국 리콜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비소에서 고치는 연습하다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리콜 하는데, 소비자는 테스트 드라이버가 아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내년 3월부터 리콜 전 수리비 전액 보상

한편, 소비자들은 이르면 내년 3월 이후부터 자동차 리콜 전에 수리한 비용 전액을 돌려받게 되어 보상 문제로 제작사와 소비자간 분쟁이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가 리콜 전 수리비 전액 보상을 담은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지난달 19일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자동차 업계가 리콜을 해도 소비자가 결함 부분을 리콜을 모르고 미리 수리했거나 리콜 기간 중 이 사실을 모르고 자비를 들여 고치거나 시정 기간을 놓쳤을 경우 보상을 받지 못했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리콜 대수 감소는 정부의 제작결함조사가 강화되고, 제작사도 리콜에 대한 부담감으로 품질향상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소비자 감시체계가 강화되어 결함차량 발생을 최소화한 것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김훈기기자 bo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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